5년을 기다린 진피 가공시설, 신흥리 주민 회사가 글로벌 1위 먹을까?

[진피 ① ] 감귤진피 가공공장 남원읍 신흥리에 준공

서귀포시가 그동안 준비해온 진피산업이 드디어 날개를 달았다. 27일 준공식과 함께 성과보고회가 열렸는데, 약초도매시장 대표도 참석해 제품 구입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제 운영은 마을 농민들이 만든 회사의 몫으로 넘어갔다.

‘감귤진피 가공공장 준공식 및 신활력 성과보고회 기념행사’가 27일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소재 (주)진피담은제주 가공센터에서 열렸다. 서귀포시와 서귀포시신활력플러스추진사업단이 행사를 주관했다.


▲진피 가공센터 준공식(사진=장태욱)

서귀포시는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한 농촌 신활력 플러스 전국공모사업에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후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 (재)제주한의약연구원, (사)서귀포시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과 함께 진피의 생산방식을 체계화하고 부가가치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취지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에 참여한 기관들은 각기 맡은 역할 대로 ▲거점 시설 구축(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 본부) ▲진피 생산 표준화(제주한의약 연구원) ▲홍보 마케팅((사)서귀포시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협렵체계 구축 등을 수행했다.

이날 행사는 그간의 성과를 주민과 공유하고, 완공된 시설은 운영주체인 (주)진피담은제주(대표이사 김조만)에 양도하는 자리다. (주)진피담은제주는 신흥1리 주민이 설립한 주식회사다.


▲ 가공센터 내부(사진=장태욱)

▲ 홍보영상에 나온 껍질 벗기기 과정

김조만 대표이사는 환영사에서 “오늘 가공센터 준공은 단순히 건물을 완공한 것을 뛰어넘어 제주도 농업의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라며 “이로써 탐라 진피의 가치와 지역 농민의 소득을 높이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생산할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한의약 연구원장은 “어려서 감기에 걸리면 귤껍질을 달여서 마셨다. 그 때문에 어릴 때 건강하게 지냈고, 그 인연으로 한의대에 진학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진피가 가장 좋은 약이라고 확신했다. 이 좋은 약이 전국민에게 알려져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농민의 소득도 보장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고광희 단장의 성과 보고(사진=장태욱)

서귀포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 고광희 단장이 그간의 성과를 보고했다.

성과보고에 따르면, 이번 사업에는 국비 49억원과 제주도비 21억, 민자사업비 4억원 등 74억 원이 투입됐다. 그 가운데 거점시설(거점센터, 활력센터) 건립에 40억원, 제주한의약연구원이 표준 진피생산 방식을 발굴하는데 5억원, 제품개발과 홍보에 25억원이 투입됐다.

귤피는 예전부터 한방에서 사랑받는 약재였다. 특히, 중국인의 진피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동안 우리 한약시장에서는 진피에 대한 수요가 많았는데, 그에 따른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한약에서 필요로 하는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생산된 진피가 없었던 것. 그래서 오히려 중국에서 생산된 진피가 국내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서귀포시는 귤피가 지진 효능과 수요, 그리고 비위생적 제조과정 등을 염두에 두고 2019년 농림부 공모사업에 진피 산업 육성을 주제로 응모했다.  사업에 선정된 이후 5년의 절차를 마무리하고 (주)진피담은제주로 공을 넘겼다. 주민들로 구성된 회사가 원물 공급과 가공, 상품 생산, 경영 등을 잘 해낼 수 있을 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그런데 이날 (주)영천약초도매시장 정연주 대표가 기공식에 참석해 기자에게 의미 있는 말을 전했다. 현재 국내 한약시장에서 진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는데, 이 시설이 들어서면서 안심하고 진피를 구입할 길이 열렸다고 했다. 그리고 허락만 해주면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 전부를 구입할 의사도 있다고 했다.

일단 생산만 하면 판매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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