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돈 벌고 아이들에게 과자·인삼 선물, 또 돈 벌러 왔다”
[인터뷰] 베트남 남딘성 출신 계절근로자 르띠칸 씨
베트남 계절근로자 49명이 10월 30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도착했다. 위미농협(조합장 현재근) 관할 농가에서 공공형 계절근로자로 일할 사람들이다. 이들은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총 5개월 동안 감귤 수확에 종사할 계획이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베트남 남딘성과 협약을 맺고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을 추진했다. 위미농협은 시행 첫해에 사업에 응모해 대상 농협에 선정됐다. 지난해 사업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해 이어 올해도 계절근로 사업에 참여한다. 7월에 베트남에서 면접을 거쳐 계절근로 인력을 선발했는데, 당시 선발된 50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한 49명이 입국했다.
올해 입국한 계절근로자 가운데 10여 명은 지난해에도 참여했던 사람들인데, 르띠칸(Le Thi Khan, 32)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계절근로자들은 30일에 감귤 수확에 대한 기초 교육을 받았는데, 교육 현장에서 르띠칸 씨와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르띠깐 씨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결혼은 하셨나?
“결혼했고, 아이 두 명이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닌다.”
-작년에 계절근로에 참여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나?
“모두 잘 해주셨다. 농장 사장님들이 다 친절하게 대해줘서 다시 오고 싶었다.”
-작년에 돈을 많이 벌었나?
“작년에 돈을 많이 벌었다. 아이들을 위해 선물로 과자도 사고 인삼도 사고 갔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데 돈을 많이 썼다.”
-베트남에 돌아가서 제주도에서 계절근로를에 참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얘기했나?
“제주도에서 좋은 점이 많았다. 사람들이 다 친절하고, 사장님도 잘 대해줬다. 베트남에서 제주도 자랑 많이 했다.”
-작년에 제주도에서 먹었던 음식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게 있나?
“게장을 맛있게 먹었다. 기억이 많이 난다.”
-제주도 귤을 좋아하나?
“맛있나. 귤을 좋아한다.”
영농 기초교육을 받는 동안 르띠칸 씨는 동료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고, 가위질 요령도 설명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유도했다.
위미농협에 속한 농가가 올해 계절근로자를 하루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남자가 11만원, 여자가 7만5000원이다. 국내 인건비에 비해 저렴한데, 지난해 경험으로는 이들의 작업 능력이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고 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 노동자가 받는 월 평균 임금은 750만 동(약 41만원)이다.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 상승한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에서 일하는 계절근로자가 받는 임금이 베트남 현지에서 벌어들이는 임금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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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