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매기•웃바매기, 지구 중심에서 황홀경에 취했다
주말마다 오름을 오르지만, 오늘은 길이 조금 가파르다.
희부연 어스름 길을 따라 숨을 헐떡거리며 겨우 정상에 올랐을 때, 멀리 오름 군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태양이 떠오를 즈음, 바람과 구름은 어김없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현몰(顯沒)하는 새벽 황홀경, 주말마다 들로 오름으로 발길이 향하는 이유다.
“어쩌면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이 지구 중심일 거야.”
길동무가 전한 한 마디가 귀에 남는다. 지구 중심에서 신이 빚은 황홀경에 취했다.
BY 양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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