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달성한 인생 로망, 이제 제주도 못 떠날 걸

생애 천 선상낚시에 연거푸 월척 낚은 박재현 씨


인천에서 온 박재현씨, 몇 해 전 아내와 함께 1년 살기 계획으로 서귀포에 들어왔는데, 몇 년 째 떠나지 못하고 있다. 부부는 ‘놀멍쉬멍’ 서귀포에서 가볍게 생활하는 게 이제 익숙해졌다.

박 씨에게는 오래된 로망이 있다. 서귀포의 푸른 바다를 구경만 할 게 아니라 직접 물고기를 낚아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 그런데 낚시를 하려면 장비를 구입해야 하고, 포인트도 알아야 하고, 낚는 법도 익혀야 한다. 낚시로 입문하기 위해서는 돈과 훌륭한 멘토가 필요하다.


▲ 월척을 낚은 박재현 씨(사진=장태욱)

그런데 19일 새벽에 무턱대고 선상 낚시를 떠났다. 위미항에서 일행 10여 명과 함께 새벽에 배를 타서 충항해서 고기를 낚다가 오후 2시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비용을 내면 선주가 장비도 빌려주고 도시락도 제공한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고 신기했다. 그날 서귀포 앞바다에 부시리가 떼로 다녔고, 옆에 있는 사람은 연신 부시리를 낚아 올렸다. 그런데 웬 일인지 박 씨의 낚시바늘에는 몇 시간 동안 입질도 오지 않았다.

이를 딱하게 여긴 베테랑 낚시꾼이 옆에서 지켜보며 요령도 알려주고 응원도 했다. 점심 도시락을 먹고 다시 낚시바늘을 던졌는데, 뭔가 묵직한 느낌. 부시리가 걸려든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낚은 월척. 그리고 연신 부시리가 바늘에 걸리는 게, 선상 낚시 데뷔전으로는 훌륭한 결과다.


▲ 월척 부시리 6마리(사진=장태욱)

이 기쁜 소식을 아내에게 알려야 한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마당발’에 ‘슈퍼 오지랖’ 아내의 휴대폰을 거쳐서 월척 사진은 금새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날 잡은 부시리는 소문을 듣고 부두로 환영나간 이웃의 몫이 되었다.

하늘이 박재현 씨의 낚시 데뷔를 도왔나 보다. 박 씨는 이제 제대로 낚시 장비를 갖추겠다고 했다. 19일, 참으로 하늘을 화창하고 바다는 파도 없이 잔잔했다.

이 부부는 제주도를 떠나기 틀린 것으로 보인다.  


▲ 덕분에 이웃이 잔치를 벌였다.(사진=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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