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일자리와 농가소득, 이 병에 세 가지를 담았다

[제주 당유자 ③] 일터나눔자활센터 ‘제주 마음청 사업단’ 당유자청 상품 출시

그동안 민간에서 감기에 걸리거나 기가 허한 환자에게 당유자를 달여 마시게 했다. 그렇게 당유자는 민간의 사랑을 받으며 종을 유지했는데, 최근에는 당유자의 가치를 확인할만한 자료가 발표됐다.

감귤연구소는 지난 2021년 12월에 『대학나무 감귤』(현재욱 외 13인)을 발간했다. 감귤의 품종과 재배법, 수확 후 관리법, 기능성 성분과 생리활성 등 감귤에 관한 많은 정보를 담았다. 그 가운데 감귤의 식품학적 가치가 포함돼서 눈길을 끈다.


▲ 서귀포농업기술센터 감귤 전시장에 자라는 당유자(사진=장태욱)

■ 감귤의 식품학적 가치
감귤에 함유된 비타민C의 함량은 사과의 20배, 배의 10배 이상이다. 비타민C는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효과로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혈색을 좋게 한다. 그리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겨울철 감귤을 예방하는데 좋다. 비타민C는 그 자체로 효과가 좋기도 하고 흡수율이 낮은 무기질이 잘 흡수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감귤의 기능성 성분인 플라보노이드
플라보노이드는 녹황색 채소와 과일 등 광합성 식물 대부분에 존재하는데, 그 종류가 수 천종에 달한다. 최근에는 동·식물의 질병치료에 활용되고 있는데, 심장질환을 억제하거나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감귤은 플라보노이드가 다량 함유됐는데, 특히 헤스페리딘, 나리루틴, 네오헤스페리딘, 나린진, 헤스페레틴, 등을 다량 함유했다.


▲ 감귤연구소가 발간한 '대학나무 감귤'에 발표된 당유자 내 플라보노이드 성분 함량


■ 당유자의 플라보노이드 성분
감귤을 70% 에탄올로 추출한 추출물을 분석한 결과 당유자에는 나린진과 네오헤스페리딘이 다른 종에 비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유자 과육 추출물 100g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나린진이 5055.970mg, 네오헤스페리딘이 3778.9mg으로 나타났다. 당유자 껍질에는 네오헤스페리딘이 5381.335mg, 나린진은 4064.9mg으로 나타났다.

나린진은 쓴맛을 내는 성분인데, 지방대사 개선제로 쓰이며 유방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혈압,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노후한 적혈구를 새로운 적혈구로 교체한다고 알려졌다. 네오헤스페리딘도 감귤의 쓴맛을 내는데, 신경보호와 간암세포 증식 억제, 혈당저하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유자는 이렇듯 현대인의 건강을 지킬 만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당유자가 제주도 재래귤이라 농약을 최소로 살포해도 되는 작물인 만큼, 식품자원으로서 가능성이 무한하다.

서귀포일터나눔지역자활센터(관장 안정윤, 이하 ‘센터’)는 당유자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지난해부터 ‘당유자 액상차’(당유자청)를 제조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제주마음청 사업단이 당유자를 원료로 액상차를 만드는과정(사진=장태욱) 

센터는 당유자청 제조사업을 통해 농가소득도 늘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자활근로사업단 ‘제주마음청 사업단’을 결성했다. 사업단은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레시피룰 개발했고, 위생상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시설도 갖췄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취득하기도 했다.

제주마음청 사업단에는 총 4명이 일을 한다, 사업단 구성원들은 원료인 당유자 구입해 관리하고, 제소시설의 위생을 관리하며, 제품을 생산해 포장하는 일을 모두 맡는다. 그리고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일도 모두 사업단의 몫이다. 사업단 구성원은 기초수급자거나 차상위계층에 속했는데, 이런 사업 과정을 거치며 경험을 축적하고 사업역량을 키울 수 있다. 자활사업에서는 임금수입을 거두는 일 못지않게 경험과 자신감을 쌓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것도 사업이라 모든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2023년에 기후위기로 모든 감귤의 작황이 부진했는데, 당유자도 마찬가지다. 안정윤 센터장은 “2022년산 당유자는 kg당 2~3천원이면 구매할 수 있었는데, 2023년산은 5천원에 육박한다”라며 원료비 상승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 당유자 액상차 선물세트(사진=장태욱)


사업 초창기라 좋은 제품을 생산해도 아직 시장에서 수요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는다. 대형마트에 납품을 고민하기도 했는데, 납품단가를 너무 낮게 책정하는 문제가 있어서 고민하는 중이다.

그런데 최근에 제주도 상품을 전국적으로 공급하는 업체가 당유자청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사업단에 기대가 일고 있다. 안정윤 센터장은 “업체와 논의하는 중인데,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얘기를 주고받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건강과 일자리, 농가소득 세 가지를 잡을 만한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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