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문화체험 나온 어린이 “가족 행복을 위해 빌었다”
다솜지역아동센터 6일, 서귀포 해안에서 문화체험
서귀포항을 떠난 유람선이 바람을 가르며 서귀포 바다를 시원하게 달렸다. 외돌개와 범섬, 문섬 등 신이 빚은 것 같은 바다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안내직원의 익살스러운 해설까지 더해지니 승객들은 배 위에서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그중에 문화체험을 나온 어린이들이 가장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다솜지역아동센터 소속 어린이 28명이 6일, 하루 문화체험을 나섰다. 오전에는 서귀포시내 도자기 공방을 방문해 도자기를 빚었고, 오후에는 유람선을 타고 서귀포의 자연 경관을 감상하고 역사 현장을 체험했다.
배가 바닷바람을 가르는 동안 서귀포 해안에 해식동굴과 진지동굴이 눈앞에 들어왔다. 황우지 해안에 있는 12기의 진지동굴은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제가 파 놓은 것이다. 육지에 서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인데, 배를 타면 그 모습이 드러난다.
유람선이 외돌개를 지나는 동안 안내직원이 “외돌개를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보라.”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안내직원의 말 대로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위해 빌었는지 물었다.

양준혁(신례초 6) 어린이는 “오늘 스마트폰이 고장났다. 그래서 새 폰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라고 말했다.
양승지(신례초 4) 어린이는 “집에 할머니와 부모님, 형 두 명, 누나 한 명이 있는데, 우리가족이 항상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유람선이 범섬 해식동굴 안에 들어가자, 옆으로는 주상절리가, 천정에는 거북이 등 문양이 빼곡하게 펼쳐졌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광경을 신기한 듯 바라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이날 체험행사는 효돈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이명소)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3명, 다솜지역아동센터 종사자 3명, 효동동 주민센터 주문관 1명이 체험행사에 동행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관계자는 “우리 협의체가 세대별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하는데, 다솜지역아동센터와도 청소년과 함께하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한다.”라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우리도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같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서 꾸준히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창민 다솜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은 “효돈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작년부터 문화체험 활동을 지원해줘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부모님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는 가정이 많아 센터에서 문화체험을 하는 날이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한다."라고 말했다.

다솜지역아동센터의 정원은 29명인데, 현재 정원이 찼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는 29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참가했다.
문화체험을 마치고 김예원(신례초 5) 어린이는 “오랜 만에 배를 탔고 바다를 가까이서 보았다.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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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