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하고 43년 만에 친구들과 1박 2일 수학여행을 떠났는데, 비행기가 5시간 동안 출발하지 못하면서 모든 일정이 일그러졌다. 점심식사를 예약한 식당에 양해를 구해 식사를 못 할 것이라고 통보했는데, 식당 사장님의 목소리가 여간 어둡지 않았다. 항공사에서 제
우리 가족이 사는 망장포 해안에 명품 오솔길이 있다. 망장포구에서 예촌망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동네 길인데도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에 이 길을 자주 걷는다. 동네 삼촌들도 건강을 위해 이 길을 걷는데, 흙길이고 그늘이 져서 여름에도 편
교토에서 도시샤 대학과 인근 가모강을 둘러보고 오후에 오사카행 기차를 탔다. 기차가 오사카에 도착하고 숙소에 짐을 풀었더니 저녁이 되었다. 전체 여행 동선을 짠 딸이 이끄는 대로 오사카 최대 번화가라는 도톤보리로 갔다. 도톤보리 강변 글리코상은 여행객에게 필수 포토존이
카리브해의 따뜻한 바람이 서귀포에 불어 닥쳤다. 주말 오후, 시민들은 밝고 경쾌한 스카(ska) 음악의 리듬에 열광하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모두모루 페스티벌’이 5월 31일과 6월 1일 이틀 동안 서귀포시 호근동 감귤길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전통 명절인 단오에 즈음
귤나무를 생산하는 종묘상인데, 거기엔 농부도 알지 못하는 품종이 대부분이라 놀랐다. 30종 넘는 품종을 만들고 가꾸는 게 젊은 워킹맘의 일이라니 한 번 더 놀랐다. 이렇게 어렵고 골치 아픈 일을 쉬지 않고 하는 건 아들을 뒷바라지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지난해에 하귤
야구 불모지 서귀포의 어린 선수들이 전국대회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전국 강호들이 참가한 전국대회에서 최강의 팀들을 격파하며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준결승전에서 1점차 패배를 당했지만, 서귀포시 리틀야구단(단장 김민규)이 보여준 발군의 기량에 야구계는 칭찬
화창한 주말, 푸른 하늘 아래 용궁문이 활짝 열렸다. 주민과 여행객이 남원읍 신흥리 포구 주변을 가득 매웠다. 아이나 어른이나 고망낚시에 빠진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맨손 소라잡이, 노래자랑, 먹거리 장터 등 즐거운 일들이 가득 펼쳐졌다. 물놀이에 빠진 아이
보목마을을 걷고 있는데, 뉘 집 정원수 가운데 돋보이는 나무가 있다. 짙은 초록잎이 무성한데, 거기에 꽃이 포도처럼 덩어리로 피었다. 푸른 하늘 아래서 나무와 꽃이 선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꽃으로는 나무 종류를 확인할 수 없는데, 더 가까이 가보니 아직 수확하지 않은
JTBC 야구예능프로 에서 포수와 내야수로 활약했던 고대한 씨가 활동을 중단하고 고향 제주도로 내려왔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예정인데, 복무를 시작할 때까지 가족이 있는 서귀포에서 지내고 있다.고대한 씨는 2001녀 제주도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때 야구
정지용 시인은 100년 전 일본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당시 식민지 조선이 처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면 선택된 엘리트였다. 그럼에도 그는 조국강산에 대한 애정, 국토와 함께 몸부림치는 민초의 삶을 외면하지 않았다. 전국 지방을 두루 다니며 지역민과 교류하고 그들의 삶
주말 저녁, 표선면 토산1리 마을이 들썩였다. 주민들이 야시장을 열고 다채로운 음식을 내놓았는데, 파는 주인이나 먹는 손님이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귤꽃 향기가 봄바람에 실려 날리는 가운데 음악공연까지 더해져, 주민과 여행객이 제주도 봄의 정취에 한껏 취했다.▲
보목자리돔축제 이틀째인 17일, 축제가 열리는 포구로 갔다. 자리돔 1인분이 1만 원인데, 정말 싱싱하고 푸짐한 밥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눈앞에 섶섬과 뒤에 제지기오름까지 풍경을 덤으로 받아, 시름과 걱정을 날릴 수 있는 축제다.▲ 2025 보목자리돔축제가 16일
5월이 접어들면서 하얀 신부들이 여기저기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찔레꽃이 꽃을 피웠는데, 생명력과 번식력이 워낙 강한 식물이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제주도를 상징하는 산딸나무, 넙적한 꽃잎 네 장이 십자형으로 피어난 모습에서 힘과 의지가 느껴진다.
도시샤 대학을 방문하기에 앞서 학교를 잘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걱정했다. 처음 가보는 도시에서 버스를 타고 대학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도시샤 대학 안에서 정지용, 윤동주 시인의 시비를 찾을 수 있을지도 더 큰 걱정거리였다. 그런데 이런 게 참으로 촌
조용한 중산간 농촌마을에 봄꽃이 손님처럼 찾아왔다. 주민들은 꽃 손님 방문을 기념하며 잔치를 열었다. 음식과 차가 풍성하게 상에 오르고, 귤꽃 문양이 새겨진 스카프와 손수건이 깃발처럼 펄럭였다. 손님을 태운 트랙터 버스는 덜컥이며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는데, 신기한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