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 과수원 한 모퉁이에 참깨가 꽃을 피웠다. 꽃이 핀 줄기 아래에 꼬투리가 줄줄이 맺힌 것으로 보아 막바지 꽃이다. 트럼펫을 닮은 하얀 꽃이 비에 젖어 고개를 떨어뜨렸다. 빗물에 향기가 씻겼을 텐데, 비가 그치자마자 꿀벌이 달아들어 꽃을 파고든다. 이러다 소나기라도
서귀포는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등 시원한 물줄기가 있어서 명품 정원도시가 됐다. 천지연폭포 주변에는 서귀포시공원과 걸매생태공원이, 정방폭포 주변에는 정모시공원이 있다. 이들 공원 가운데 특별히 즐겨 찾는 공원이 있다. 정모시공원 남쪽에 딸린 조그만 쉼터 같은 곳인데,
장마가 길어져 지루하던 차에,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우아하게 보라색 옷을 차려입었는데, 꽃가루를 품은 수술대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한꺼번에 떼로 몰려온 게 아니라서 더욱 정이 간다. 이제 가지가 열매를 맺을 시간이다.가지는 인도와 인도차이나 반도가 원산지인
체험농장을 준비하는 지인의 초대를 받았다. 농장에는 여러 품종의 꽃이 자라는데, 셀 수 없이 많은 나비가 그 안에 터를 잡고 있다. 겉으로는 한가로워 보이는 나비. 사실은 꿀을 채취하거나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 등 저마다 분주하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을 드러
늦게 파종한 감자밭에 꽃이 하얗게 피었다. 하얀 꽃이 고고하게 고개를 들었고, 하늘을 향해 함박웃음을 짓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했지만, 감자꽃 하얀 웃음은 한 달 동안 이어진다. 그 웃음이 그칠 무렵 줄기가 시들면, 감자 열매가 영글어 수확을 기다린다.19
어린이들이 기다리던 자전거 교실이 시작됐다. 자전거 운전법을 배우려고 모인 아이들은 주말 오후 자전거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바라보는 부모님들 얼굴에 조바심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2024년 남원읍주민지치센터 특화프로그램 ‘두 바퀴로 행복한 남원읍’(초등학
성산읍 한도교 남쪽 갯벌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공휴일이라 시민과 관광객이 갯벌에 모여 조개와 게 등 해산물을 잡고 있다. 가족 단위 체험객이 많은데, 특히 즐거운 건 어린이들이다.제주도에는 갯벌이 드문데, 성산읍 광치기해변과 식산봉과 성산일출봉이 감싸는 해안은 드물게
제21회 남원읍민 한마음체육대회가 1일, 공천포전지훈련센터에서 열렸다. 남원읍체육회(회장 양창인)가 행사를 주최했다. ‘제주의 으뜸! 남원읍민의 화합 大축제’라는 주제 아래 열린 행사에 남원읍 17개 마을, 주민 3000여 명이 참가해 건강과 화합을 도모했다.전통적으로
‘오승철 시인 1주기 추모의 날 공연’이 18일 오전 10시, 서귀포시공원에서 열렸다. 오 시인의 동료문인과 고향 친구, 형제 등 시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여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오승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사를 주관했고, 서귀포예총과 서귀포문인협회, 서귀포시
성산포문학회 회원들이 스승의날을 맞아 소농 오문복 선생 서재를 방문했다. 회원들은 정성을 모아 용돈도 전하고 점심식사도 대접했다. 오문복 선생은 손수 그린 수묵화 한 점씩을 봉투에 넣어 제자들에게 화답했다.15일 정오 무렵, 신풍리 소농 오문복 선생 자택 인근에 있는
헌마공신 김만일 기념관이 11일 오전, 기념관 영상실에서 제 5차 제주자치와 함께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열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관장을 역임한 정세호 박사가 ‘숲과 곤충’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정세호 박사는 곤충은 머리-가슴-배 등 세 부분으로 나뉘고 다리가 3쌍인 동
27일 오후, 하례1리 마당에서 장작이 타오르고 가마솥이 김을 내며 끓었다. 가마솥에서 갓 삶아낸 돼지고기 수육과 옛날식 피순대가 도감의 손을 거쳐 접시에 오르는데, 이런 풍경을 처음 보는 손님들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서로 처음 보는 얼굴들인데, 음식상을 받은 사람들
백하르방이 전한 별씨인 귤꽃이 봄비를 잔뜩 머금고 참았던 웃음보따리를 풀었다. 꽃향기가 사방천지에 진동하니, 긴 내창에 배를 깔고 깊은 잠에 빠졌던 용이 비늘을 꿈틀대며 잠에서 깬다. 백하르방의 별씨 선물을 반겨 온 마을 주민들이 함께 춤을 추고 성대하게 잔치를 열 시
삼일절 즈음에 꽃샘추위가 기습했는데,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완연해졌다. 대지에 숨을 쉬는 모든 것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숨을 죽였던 야초들이 땅 위로 새싹을 내고 귤나무도 초록빛으로 색을 바꿔 입는다. 이럴 때 농부는 분주해진다. 농장의 잡초가
‘머피의 법칙’ 같은 것에 걸린 날이 있다. 몇 가지 일을 해결하는데, 순조롭게 되지 않고 제각기 타이밍도 맞지 않는 날이다. 23일이 그랬다. 국세청 홈텍스 로그인은 잘 안되고 은행에 가면 예상외로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가는 곳 마다